
지난 9월 19일과 20일,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함께하는 정기 연고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잠실 야구장, 목동 아이스링크장, 고양 실내체육관,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번 연고전은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양교 학우들의 열정적인 참여와 함성으로 뜨거웠다. 학우들은 이른 시간부터 경기장을 찾아 자리를 메웠고, 곳곳에 내걸린 학교 깃발과 응원 문구가 어우러지며 현장은 시작 전부터 활기로 넘쳤다.

▲비 오는 날씨 속에서도 우산을 들고 자리를 지키며 응원하는 연세 학우들
첫날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경기는 고려대가 9-5로 승리했다. 연세대는 초반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주루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으나, 7회 초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역전을 내주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과 수비에 전력을 다했고, 외야로 타구가 뻗을 때마다 터져 나온 환호는 경기장을 짙은 파란색 파도로 물들였다.
이어 열린 아이스하키 경기는 연세대의 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목동아이스링크장을 가득 메운 학우들의 응원 속에서 연세대는 경기 시작부터 페이스오프로 주도권을 잡고, 거센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특히 김시환 선수(체육교육 23)와 신윤민(체육교육 24) 선수의 킬패스, 그리고 권우현(체육교육 24) 선수의 마무리로 연세대는 6-0 승리를 확정 지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쉼 없이 얼음 위를 누빈 선수들의 투지는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로 이어졌다.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농구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고려대가 57-48로 승리했다. 연세대는 견고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3쿼터까지 단 3점 차로 따라붙었으나, 4쿼터 막판에 상대의 연속 득점을 막지 못했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수들의 투혼과 이를 지켜본 학우들의 함성은 경기장을 끝까지 열기로 가득 채웠다. 경기 종료 후에는 양교 응원단이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며 선전을 기리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둘째 날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럭비 경기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가운데 고려대가 21-19로 승리를 거뒀다. 연세대는 거친 몸싸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빠른 돌파와 강한 태클로 경기의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 막판에 한 점 차까지 추격하며 끝까지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여줬고,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은 어깨를 두드리며 서로의 노고를 인정했다. 관중들은 이들의 스포츠맨십에 찬사를 보내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연고전의 마지막 경기인 축구에서는 연세대가 2-0으로 승리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경기 초반에 박건희(스포츠응용산업 22) 선수가 컷백으로 연결한 패스를 장현빈(스포츠응용산업 23) 선수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에는 박건희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고려대의 거센 반격에도 연세대 수비진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골키퍼의 연속 선방이 빛을 발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휘슬이 울리자 학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환호했다.
올해 연고전은 경기 결과를 넘어 학우들의 단합과 응원 문화가 돋보인 행사였다. 아이스하키와 농구 종목은 단과대학을 통해 추첨으로 티켓이 배부되었으며, 그 외 경기는 자유 입장으로 진행돼 많은 학우들이 현장을 찾아 학교의 자부심을 함께 나눴다. 경기장 곳곳에서 울려 퍼진 응원가는 학교의 색으로 물든 깃발과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파도를 이루었으며, 그 속에서 연세의 공동체 정신은 한층 더 빛을 발했다.
최종적으로 고려대가 3승 2패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연세대는 아이스하키와 축구에서 완승하며 뛰어난 기량을 증명했다. 특히 김시환 선수의 쐐기골과 박건희·장현빈 선수의 득점은 연세대의 집중력과 투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경기 후 양교 학우들은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며 인사를 나눴고, 응원단은 마지막까지 함께 자리해 목소리를 높였다. 승패를 넘어, 스포츠를 통한 교류와 존중의 의미가 다시 한번 확인된 순간이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페이스오프를 준비하는 김시환 선수
2025 정기 연고전은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드러난 연세의 열정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자리였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끝까지 함께한 학우들과 선수들이 하나 되어 연세의 자긍심을 빛냈으며, 양교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한 이번 교류전은 내년 연고전을 향한 기대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