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은 단순히 듣고 즐기는 예술을 넘어, 한 사람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내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RC문화체육활동 교과목으로 운영되는 'RC문화체육활동(2)-음악감상(나만의플레이리스트만들기)(1)' 분반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매주 정해진 주제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나누고, 타인의 시선으로 음악을 새롭게 바라보며 깊은 울림을 주고받는다.
수업은 단순히 출석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첫 수업 때 단체 대화방을 이용해서 공유된 각 RC 학생의 인생 음악을 출결 음악으로 삼아 학생들이 수업 시작 시각까지 기다릴 때도 이 수업이 '음악감상' 수업임을 느끼게 한다. 또한, 수업 시간에는 매주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RC 학생들에게 추천받은 음악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재생하고, 추천한 RC 외의 학생들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음악의 공유 글에 댓글을 단다.
'RC 학생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듣는 수업'을 표방하며 학우들에게 따뜻한 휴식을 선물하고 있는 소프트웨어학부 하이우 TA를 만나 수업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기획 의도를 들어보았다.

▲출결 음악을 재생하고 있는 하이우 TA의 모습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번 학기 담당하고 계신 수업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소프트웨어학부 23학번 하이우입니다.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TA를 맡게 되었고, 현재 그레이스하우스 회계 RA와 학과 학생회 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업은 매주 정해진 주제와 관련된 노래를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음악을 감상해 보는 수업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RC 학생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듣는 수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Q. 이 과목을 직접 기획하고 이끌어갈 과목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음악이 단순히 듣고 즐기는 것을 넘어 각자의 상황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RC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익숙한 음악도 새롭게 감상해 볼 수 있는 수업을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Q.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자신의 취향이나 감상 능력을 어떻게 넓혀가길 바라시나요?
하나의 주제 안에도 정말 다양한 음악과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곡이라도 누군가의 경험과 이야기가 더해지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음악 취향과 감상을 접하면서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음악을 단순히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 음악 한 곡이 나중에는 자기 삶의 한 시기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하이우 TA의 모습
Q. 매주 들려줄 음악이나 테마를 선정할 때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랑과 관계', '가족과 추억', '시험기간', '지친 하루의 위로', '중·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처럼 RC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지나온 시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려고 했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단순히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것보다 그 음악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새로운 감상을 얻을 수 있는 주제를 가장 신경 써서 선정하고 있습니다.
Q. 수업을 이끌어가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TA와 RA 활동을 하다 보면 RC 학생들의 반응이 눈에 크게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발표자가 올린 음악 공유 글에 다른 RC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덧붙이거나 솔직한 감상평을 진심으로 남겨주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단순히 음악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읽고, 그 음악을 다시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제가 처음 생각했던 수업의 취지가 실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Q. 직접 수업을 주도하며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모든 내용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수업이라기보다 RC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이기 때문에 수업 준비 자체에 큰 어려움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발표자가 수업 전에 음악 공유 글을 올려주어야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선택한 주차에 맞춰 게시글을 제때 올리는 거를 가장 신경 쓰고 있습니다. 수업이 RC 학생들의 참여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참여 흐름을 잘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음악 감상에 몰입하는 RC 학생들의 모습
Q. 수업 분위기를 더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기 위한 하이우 TA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가능하다면 조도를 낮춰 조금 더 분위기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지만, 강의실 환경상 제약이 있어 실용적인 부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강의실 온도를 세심히 확인하고, 어느 자리에 앉아도 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게 들릴 수 있도록 음량을 조절하는 편입니다. 특별한 연출보다는 음악 자체에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업과 일상에 지친 RC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음악은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고, 생각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음에 드는 한 곡을 계속 반복해서 듣는 습관이 있는데, 처음에는 멜로디가 좋아서 듣다가 어느 순간 가사가 들리고, 또 시간이 지나면 그 노래를 자주 듣던 당시의 상황과 감정까지 떠오르곤 합니다.
평소 지나치듯 듣던 음악 한 곡을 조금 천천히 들어보고, 지금 자신의 상황과 연결해 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휴식이 될 수 있습니다. RC 여러분에게도 지금 듣고 있는 음악들이 언젠가 지금의 시간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쳐가는 대학 생활 속, 익숙한 노랫말에 자신의 서사를 실어 보내는 RC 학생들의 깊은 소통은 지금, 이 순간에도 따뜻하게 이어지고 있다. 타인의 삶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는 음악감상 수업이 수강생 모두에게 잊지 못할 삶의 이정표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