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의 비대면으로 진행되던 학교 프로그램도, 지난 2학기에 이어 2023학년도 1학기에 접어들며 대부분 대면 활동으로 바뀌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은 한 번쯤 새로운 경험과 인간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친목 활동과 봉사 활동 두 가지를 충족해줄 수가 있는 '버디버디 활동'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버디버디 프로그램은, 독특하고 매력적인 봉사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 내 외국인 학생들과 교류하며, 서로의 문화를 나누고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우리 대학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프로그램의 튜터 역할을 맡은 한국인들은 튜티들의 새로운 문화와 관습에 대해서 배울 수가 있다.
본 버디버디 프로그램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국제교류원에서 주최하는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자, 사회 봉사 프로그램이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는 지리적 특성상, 서울이나 부산에 비해서 외국인 학생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연세플라자 3층에 가면, 한국어 연수에 열심히 임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을 볼 수가 있다.
지난 3월 20일, 연세플라자 3층 국제교류원에서 버디버디 프로그램에 임하는 한국인 튜터들은 이후의 활동 내용과 활동 중 규칙에 대하여 오리엔테이션을 듣게 되었다. 해당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추가적으로 버디버디 활동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듣게 된다. 버디버디 프로그램은 오로지 한국어로 진행되며, 외국인 학생들이랑 어울리고 한국어 학습을 도와주는 활동이다. 프로그램을 이수하는데 의외로 영어, 중국어나 일본어 같은 외국어에 대한 지식은 요구되지 않으며, 그 대신 크나큰 언어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정도로 큰 인내심과 활동력을 가진 RC 학생들이 신청하기에 좋다.
버디버디 프로그램에 튜티로 참가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대부분은 중국과 일본인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기에, 그 나라에 대한 문화의 이해도가 있거나, 언어를 조금은 알고 있으면 더더욱 쉽게 친해지고, 한국어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버디버디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8회 이상의 활동을 통해 총 32시간의 이상의 봉사 활동을 수행 할 수 있으며, 위의 자격을 충족한 이후 봉사 시간과 해당 교과목의 학점(1점)을 받을 수가 있다. 반대로 32시간의 활동 시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8회 이상의 활동을 실시 하지 않았을 때는 봉사 시간은 인정이 되지만, 학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한국어 실력을 가진 외국인 학생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데, 토픽 3급에서 6급까지의 외국인과 문화 교류활동을 할 수가 있다.
▲몽골에서 온 엥궁 학생과 피구 대회를 관람하며 인터뷰하고 있다.
버디버디 연수생 엥궁(Kanzen) 학생과의 인터뷰
Q. 어느 나라에서 오셨는지 설명해주시고,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몽골 올란바토르에서 온 엥궁, 별명은 칸젠입니다. 저는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을 배우고 있었고, 여자친구와 같이 한국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버디버디 활동을 신청했어요. 제 취미를 소개하자면, 당구를 좋아해서 연습하다 보니 엄청 잘 치게 되었고, 스팀(STEAM)에서 나온 슈팅 게임도 2천 시간 정도 할 만큼 게임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진 않지만, 한국어와 K-POP을 정말 좋아합니다.
Q. 버디버디 활동을 통해서 한국어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말하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처음 튜터 학생과 이야기할 때는 계속 영어로 질문하고 번역기를 내밀면서 대화를 했는데, 활동 시간이 지날수록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제 한국어 말하기 실력이 늘었음을 실감 했어요. 안타깝게도 한국어 토픽 시험은 3급 그대로네요.
▲엥궁 학생과 인터뷰 하며 들른 청송관에 위치한 원주 박물관
Q. 버디버디 활동을 최근에 수료한 연수생으로서, 버디버디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처음에는 소극적인 활동을 하면서 학교 근처에서 밥을 먹거나, 근처 피시방을 가는 활동을 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말이 트고 튜터 진행자랑 친해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원주 시내로 나가서 구경하고 놀거나, 한국어 시험 공부에 대해서 도움 받고 여러가지 활동을 해서 좋았어요. 솔직히 32시간을 단 둘이 활동하는 것이 처음에는 꽤 어색할 수 있어서, 버디버디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모든 연수생이 모여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같이 친해질 수 있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Q.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공부하고 싶나요?
네. 둘 다 하고 싶어요. 마지막 시험을 잘 못 봐서 한국어 토픽 4급은 못 땄지만, 제 여자친구는 땄기 때문에 저도 꼭 합격하고 싶어졌어요. 나중에라도 여기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꼭 한 번 튜터랑 서울을 놀러 가자는 약속도 이미 했어요.
버디버디 프로그램 담당 김정한 교수와의 인터뷰
Q. 여태까지 버디버디 프로그램의 활동 현황이 궁금합니다
2015학년도 1학기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약 200여 명의 버디버디 튜터들이 활동을 하였습니다.
Q. 많은 학생들이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되나요?
서로 마음이 잘 맞아 활동이 잘 진행되는 팀의 경우 서로의 친구들까지 함께 만나며 관계를 넓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버디버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연수생들 중에는 우리 캠퍼스에 진학하고자 하는 연수생이 많은 편인데요. 한국 학생이 상대 연수생의 희망전공에 아는 지인이 있어서 소개해 준 덕분에 그 연수생이 입학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은 적도 있었어요. 입학 후에도 원래 파트너와는 물론이고 소개 받은 선배와도 잘 지내면서 대학 생활에 쉽게 적응 할 수 있었고요. 반대로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한국 학생은 중국 출신 학생과 함께 활동하면서 중국의 실생활 문화나 대학 생활과 같은 정보를 얻으며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죠.
Q. 버디버디 활동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무려 8주 동안 32시간의 활동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서로 처음 만나는 사이인 데다가 한국어를 배웠다고 해도 아직 원활한 의사소통은 어려운 수준의 학생들이 많거든요. 약속 시간에 대한 개념이나 희망하는 활동 등에서 문화적인 차이나 여러 오해가 생길 때도 있어 제가 중간에서 조율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인간관계가 맺어지는데 버디버디 프로그램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간혹 활동 내용을 허위로 작성해서 학점과 봉사 시간만 인정받으려고 하는 학생을 적발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인간관계를 배워 가는 기회를 헛되이 버리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죠. 일단,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자 하는 분들은 인맥을 쌓아가는데 유연한 태도는 물론,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여유를 가지셨으면 좋겠고요. 당연히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단지 여러분의 활동을 전체적으로 살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조율해 주는 역할만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와 참가자 분들도 하나의 인연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프로그램 참가 후에 한국어 교육에 관심이 생겨서 활동 후 저와 몇 차례 면담을 하고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도 계시고요. 버디버디 활동에 한국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또래 외국인 친구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이해와 배려, 소통과 봉사의 마음을 가지셨다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인연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국제교류원에서는 매 학기마다 버디버디 활동의 튜터를 맡을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32시간의 활동 시간을 채우면서 본 활동을 통해 봉사 활동과 학점도 챙길 수도 있다. 물론 이 귀중한 경험을 통해 세계인으로서 다른 문화권의 익숙해진다는 점도 이점으로 가져갈 수가 있다. 비록 말문이 잘 트이지 않는 사람들이랑 언어교류 활동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버디버디 활동은 1학년 RC 학생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밀어 붙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관심 있는 학생들은 지원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