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1학년도 2학기가 시작되고, 우리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오랜 전통인 RC 프로그램도 다시 우리 곁에 다가왔다. RC들과 한 학기를 같이 보내는 다양한 RC 수업 중 'RC문화예술활동 - 캘리그라피'가 새로운 TA와 함께 새 출발을 하였다. 이번에 캘리그라피 수업을 담당하는 국제관계학과 20학번 김다은 TA는 캘리그라피에 남다른 애정과 신념을 드러냈다. 그 이야기를 김다은 TA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 캘리그라피 TA와의 인터뷰 현장
Q. 캘리그라피 TA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학생 때 처음 캘리그라피를 배운 후 이 활동이 제 취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를 살려 중·고등학교 시기에 캘리그라피를 활용하여 학교 행사에 필요한 홍보물을 제작하거나 내부 시설을 꾸미는 등의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스스로 학교에 기여했다는 뿌듯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캘리그라피에 대한 제 재능이 그만큼 대단한가 하는 의심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20학번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대면 활동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해 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 시간을 캘리그라피를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덕분에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내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내적 고통을 덜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힘을 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직접 적은 캘리그라피 카드를 선물하였고, 이 경험을 통해 캘리그라피가 마음 전달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깊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이 쌓여 더 많은 사람에게 캘리그라피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졌습니다. 그 생각의 과정에서 지난 1학년 때 조금이나마 학교생활의 경험을 하게 해준 RA와 TA님들이 생각났고, 저도 그들처럼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매개체로 저의 캘리그라피 재능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재능에 대한 의심은 잠시 묻어두고 고민 끝에 TA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학기 캘리그라피 수업을 담당하면서 설정한 목표가 있나요?
캘리그라피 수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설정한 목표는 바로 상호작용입니다. 수업을 진행하고 내용을 전달하는 입장인 TA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저 혼자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며 수업 시간을 즐겁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번 학기에도 캘리그라피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하기에 소통의 어려움을 최대한 극복하고자 밝은 분위기를 형성하려 노력하고, 질문을 주고받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직접 쓴 캘리그라피를 공유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 3주간의 수업 시간 동안 RC 학생들이 잘 따라와 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서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추가로 20명 안팎의 다양한 학생들과 함께 모이는 자리인 만큼 캘리그라피에 대한 실력도 다 다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초부터 시작하되 각각의 학생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그들에게 수업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수업 수준을 잘 조절하며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캘리그라피 실시간 줌 수업 모습
Q. 본인이 생각하기에 캘리그라피 수업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캘리그라피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글자, 한 글자마다 다르게 써보며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캘리그라피의 특징입니다. 그러므로 캘리그라피를 할 때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기존에 본인이 가지고 있던 틀 혹은 방식을 깨고 새로움에 도전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점이 이번 캘리그라피 수업을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더 확장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도 적용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Q. 약 3주간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이 있나요?
처음 TA에 지원하고 수업을 준비하기까지는 과연 내가 다른 사람을 가르쳐도 될지에 대해 생각이 많았고, 학생들이 재미있게 잘 참여해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설정했던 목표처럼 학생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쓴 캘리그라피를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한 학생들의 모습에 수업이 더 따뜻해지고, 더 나아가 수업 준비 과정에서의 힘듦과 부담이 다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욱 의지가 샘솟아서 학생들이 앞으로도 수업에 편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Q. 캘리그라피 수업을 수강하는 RC 학생들이 느끼거나 얻었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먼저 이 수업이 부담되지 않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또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TA와 RC의 관계에서 더 나아가 같은 학생으로서 선후배 등으로 편한 관계를 형성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RC 학생들도 이번 수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많은 것을 얻고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RC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캘리그라피의 특징 중 하나인 방식의 전환에서 오는 깨달음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캘리그라피에는 정답이 없으며 누구든 할 수 있음을 느끼고, 학생들이 조금씩 노력해 글씨를 써가면서 기존에 가졌던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세상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수업이 그 계기 중 하나로 작동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다은 TA가 전한 이야기를 통해 캘리그라피는 단순히 멋있는 글씨에서 더 나아가 사고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활동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 단순히 글귀가 아니라 문장 속에 작성자의 진실한 마음을 담아냄으로써 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느꼈다. 아직도 지속하고 있는 비대면 학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각자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으로 마음을 담아 캘리그라피를 써서 주변에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본다면, 힘든 이 시간을 버티게 해줄 긍정적인 기운이 더 멀리 퍼져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