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니움하우스에서는 지난 10월 12일(수)에 우리 대학 청송관 152호 세미나실에서 기후재난 강연 프로그램 'SAVE THE FUTURE'(이하 세이브더퓨처)를 진행하였다. 이번 학기 솜니움하우스 첫 번째 하우스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 감염병 발생 이후 처음으로 대면 진행된 강연 프로그램이다. 솜니움하우스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은 22-2학기에도 이어졌으며 더 이상 지구온난화나 기후변화 수준이 아닌 기후위기, 혹은 그 이상을 넘어 기후재난 시대에 봉착한 지금. 우리 세대는 기후재난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후재난에 대한 심각성 인식 수준은 전체적으로 보면 턱없이 낮다. 솜니움하우스는 기후재난에 대한 대중의 인식 수준을 고취시키기 위해 강의 내용이 널리 퍼지길 바라며 기후재난에 인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성황리에 마무리된 세이브더퓨처에 대한 내용과 함께 강연자가 전해준 기후재난의 민낯을 보이고자 한다.
▲SAVE THE FUTURE 홍보 이미지
세이브더퓨처는 기존 연세인역량관리시스템(SLI)에서 이번 학기 새로 개편된 위드연세(With Yonsei) 시스템을 통해 10월 3일부터 같은 달 7일까지 선착순 신청을 받았다. 신청 결과 총 89명이라는 높은 신청자 수를 기록했다. 세이브더퓨처는 10월 12일 18시부터 19시 30분까지 진행되었다. 89명의 신청자 모두 빠짐 없이 참석하였으며 입장 당시 서약서와 활동지를 배부받았다. 학생들은 강연을 들으며 활동지를 작성하였고, 강연 이후엔 개인적으로 서약서를 작성하고 조별로 자신이 작성한 서약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세이브더퓨처의 강연자인 환경운동가 '김진아'는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실제로 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과거 환경을 위해 행동하는 정당, '녹색당'에서 당원으로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이 외에도 수많은 환경 보호 운동에 참여하였다. 또한 그는 더 이상 새로운 물건을 사지 않고, 전기는 모두 태양광으로부터 얻어 생활하고 있다.
아래로 강연 내용을 요약 전달하며, 그가 공유한 우리가 처한 현실과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강연 초반, 10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체포와 해고를 무릅쓰고, 기후재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소리친 파업 현장 영상을 감상했다. 지구상의 99.9%의 과학자들이 기후재난의 원인은 '인간'임에 동의하고 있다. 이미 기후재난을 멈출 수 있는 정도는 지나쳤으나, 지금이라도 노력한다면 인류 멸망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1980년부터 1999년까지 전세계에서 일어난 재해의 수는 보고된 건에 의하면 4,212건이다. 그러나 같은 19년 간의 통계치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보고된 재해 건수는 7,348건이다. 1.7배나 상승한 셈이다. 7,348건의 재해로 40억 명이 피해를 입었고, 그중 사망자는 6만 명이다. 기후재난이 6만명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기후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기후의 징조 역시 극렬해지고 있다. 올해 여름 서울·경기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홍수와, 경북·포항 지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까지. 상대적으로 태풍과 홍수 피해가 드물고 적었던 대한민국에 부정적 변화의 움직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 상태로 기후재난이 가속화된다면 대한민국은 곧 현재 수치의 9배에 가까운 확률로 이상기후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재난의 피해는 불공정하게 다가온다. 탄소배출 주요 국가가 아닌 파키스탄, 몰디브 등의 국가들은 홍수 피해로 국토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거나 아예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했다.
▲스리라차 소스 생산 중단 부분의 PPT 자료 화면
단순히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만이 문제는 아니다. 곧 엄청난 식량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후재난이 식량 위기, 식량 재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리라차'다. 스리라차는 후이퐁사에서 만드는 칠리 소스의 일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스다. 동물성 재료를 포함하지 않아 완전한 채식주의, '비건'식을 실천하는 이들에게도 무한한 애정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스리라차 소스의 원재료인 칠리 수확량이 멕시코·북미 지역 가뭄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하면서 스리라차 소스의 생산이 중단되었다. 칠리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작물들의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대폭 하락하였으며, 그에 따라 가격은 높게 상승하였다. 여기서 또 한번 기후재난의 피해가 불공정함을 실감할 수 있다. 부유한 자들은 식량 걱정을 상대적으로 덜 하게 되고, 빈곤한 자들은 더더욱 기아와 궁핍으로 내몰린다.
기후재난은 전염병의 확산과도 관련이 있다. 기원 이후, 1800년대까지는 100년, 200년에 한번씩 인구수를 급감시키는 치명적 감염병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이 심각히 대두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사스 ▲돼지인플루엔자 ▲에볼라 ▲메르스 ▲코로나19, 벌써 5개의 감염병이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동물·곤충들의 서식지 변화로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던 풍토병이 다른 지역이나 국가로까지 번지고 있다. 또, 북극 지대에 형성된 동토 지대에도 수많은 바이러스가 잠들어 있다. 극심히 낮은 온도 덕에 영구 동토층 내부에 잠든 바이러스들은 비활성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그러나 영구 동토층이 녹기 시작하면서 그 속에 들어있던 바이러스들이 세상으로 나와 활성 상태가 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면역이 없는 인간들은 또 다시 수많은 무고한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강연 진행 中 환경 오염 원인에 대한 부분
이러한 기후재난을 야기하는 원인들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에너지'다. 화석연료(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수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가장 충격적이면서, 우리가 반드시 직시하고 위기감을 느껴야 할 부분은 바로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막대한 양의 피해이다.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 16kg의 곡물이 필요하고, 소고기 단 300g을 얻기 위해 4,5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16kg의 곡물과 4,500리터의 물은 2022년 현재에도 존재하는 수많은 기아와 빈곤층들을 살릴 수 있는 식량이다. 소·돼지·양 등 축산업을 위해 땅을 개간하며 수많은 산림을 파괴한다. 가축이 살아가는 동안 배출하는 메탄가스량과 가축을 도축하여 판매지로 이동하는 곳까지 드는 화석 연료, 배출되는 탄소발자국 등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폐를 숫자로 환산한다면 이는 천문학적이다. 또, 무분별한 어업으로 죽어가는 고래도 있다. 고래 한 마리가 포집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한 마리당 평균 33톤이다. 나무 수천 그루를 심어야 겨우 볼 수 있는 효과이다. 고래의 배설물에서 증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1% 증가할 때마다 나무 20억 그루의 효과를 낸다. 그러나 2019년, 일본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중단했던 포경 사업을 재개하였다.
기후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김진아 강연자는 총 6개의 방안을 제시했다. ▲채식 ▲에너지(전기) 사용 줄이기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탄소배출 주범 기업 불매 ▲기후위기 의제에 계속해서 관심 가지기 ▲기후재난에 대한 대응안을 고안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기다. 또 강연자는 빠르게 병들어가는 지구와 인류의 존속이 불투명해짐을 느끼며 기후 우울증을 겪을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자신이 기후 우울증을 겪었던 경험을 고백하며, 우리가 가져야 할 환경에 대한 자세는 현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우울함에서 벗어나 지금 바로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델타항공 등 전 세계의 수많은 유명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우리 역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솜니움하우스 이은주 RC가 자신이 작성한 서약서 내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 뒤, 위드 연세 프로그램 신청을 받을 당시 함께 받았던 RC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질의응답이 마무리된 후에는 서약서 작성 시간을 가졌다. 서약서에는 내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을 시작으로, 솜니움하우스 RC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매지2학사 기숙사에서도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적었다. 약 15분간 서약서 작성의 시간과 토의 시간을 가졌으며 토의 후에는 3명의 RC 학생이 자신의 서약서 내용을 공유했다. 해당 서약서는 일회성으로 작성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실제 자신의 방에 붙여두고 실천을 상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일상생활로 연장시켰다. 세이브더퓨처는 활동지 우수 작성자 3명과 서약서 내용 실천 사진 우수 인증자 3명을 선정하여 총 6명에게 친환경 제품을 수상할 예정이다.
기후위기, 기후재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RC 학생들도 이번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실천하는 인류 구성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세이브더퓨처가 이 시대의 수많은 환경 운동가들 탄생의 시발점이 되었길 바란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지구를 포함한 모든 삼라만상 우주는 아주 작은 점이 폭발하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번 하우스 프로그램 하나만을 본다면 아주 작은 움직이지만, 이것을 기점으로 조금이라도 더 많은 RC 학생들이 기후재난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후재난 가속화를 늦출 수 있다. 솜니움하우스는 앞으로도 RC 학생들이 환경을 비롯한 많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본 기사의 독자들도 함께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깨닫고 행동할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강연 중 강연자의 말을 인용하여 기사를 마친다.
"개인이 여럿이 되고, 개인이 시민이 될 때 그것은 단순히 더하기의 개념이 아니라 곱하기의 차원으로 확장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모여 시스템을 바꿀 때, 세상은 분명 바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