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서는 하우스별로 RA들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2022년 1학기 로이스하우스에서는 ▲로이스 방구석 나들이 ▲로이스 시네마 ▲로이스토리를 진행했고 새내기만을 위한 라디오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이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매학기 진행되어 로이스하우스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5월 25일 19시부터 21시까지 로이스하우스 소속 학생들이 Zoom에서 모여 다 함께 라디오 방송을 청취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RC들이 사전에 직접 신청한 사연과 노래로 구성되었으며 청취자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댓글 달기에 참여했다. DJ와 특별 게스트를 맡은 RA들은 각자의 MBTI를 재미나게 소개하며 유쾌한 분위기로 라디오 진행을 이끌었다.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은 총 2부로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유머와 고민을 주제로 ▲추억하는 것 ▲말실수로 생긴 유머 사연 ▲노래 수업이나 음악 동아리 추천 ▲번아웃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다루었다. RC 학생들은 댓글 창을 통해 사연에 공감하고 초심을 잡는 방법이나 휴식을 취하는 방법에 대한 자신만의 경험을 공유했다. 2부에서는 새내기 고민과 연애를 주제로 ▲대면 수업에서 친구 사귀는 팁 ▲통학하면서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를 마련하는 방법 ▲남들과 다른 독특한 연애 이야기 ▲과CC 고민 등을 다루었다. 2부는 새내기 RC들의 이야기에 공감한 RA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쉬는 시간에는 코너 속의 코너로 ‘삼행시 이벤트’가 열렸다. ▲‘로이스’ ▲‘연세대’ ▲‘매지리’를 제시어로 삼행시를 지어 댓글을 달면 DJ가 재밌는 댓글을 선별하여 읽었다.
많은 삼행시들 중 RA들의 마음을 흔들어 상품을 받은 삼행시들에서 3가지를 소개한다. 5-3 분반 박현후 RC는 '매지리'로 "매: 매일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지만 지: 지금 이 순간 리: (이) 하우스 로이스와 함께라면 행복은 가까이에"라는 감동적인 삼행시를 남겨주었다. 그리고 5-1분반 유진혁 RC는 "연: 연연하지 마세요, 세: 세세한 것을 챙기기보다는 대: 대단한 것을 위해서"라는 멋진 삼행시를 남겨주었다. 마지막으로 생활관 외 9분반 장남준 RC는 '로이스' 로 "로: 로이스하우스 이: 이곳 저곳 가봐도 스: 스페셜한 곳은 여기뿐이야"라는 센스가 돋보이는 삼행시를 남겨주었다.
또한 채팅방을 통해 댓글을 남길 때는 작성자의 이름이 함께 드러났지만, 미리 사연을 보낸 사연자는 익명으로 신청할 수 있어 닉네임을 빌려 솔직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오갈 수 있었다. 사연자뿐만 아니라 이벤트에 당첨되거나 댓글을 남긴 학생들은 상품을 받았다. 다음은 번아웃 관련 사연에 대해 마음에 와닿는 댓글을 보내 상품을 받아간 RC들의 댓글이다. 생활관 외 2분반 김수연 RC는 "저는 우선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해요! 충분한 휴식과 ▲수면 ▲식사 ▲운동 등 생체리듬을 찾고 심신의 안정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하고 싶던 일의 동기를 생각하게 되고, 왜 열정적이었는지 깨닫게 되더라고요!"라고 댓글을 남겨주었다. 생활관 외 8분반 신규연 RC는 "저는 하던 일을 멈추고 좋아하는 카페를 가거나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산책을 합니다. 몸에서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을 때 쉬지 않으면 나중에 더 힘들더라고요. 푹 쉬면서 내일을 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카카오톡을 남겨주었다.
사연이 채택된 총 8명 RC들에게는 돌체구스토 캡슐커피 머신을 시상했다. 그리고 출석체크를 한 학생들 중 총 6명에게 랜덤으로 카카오 프렌즈 무드등을 전달했다. 또한 카카오톡으로 댓글을 단 친구들 중 총 16명에게 토토미 닭강정을 선물했다. 알차게 프로그램을 준비한 RA 덕분에 RC들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RA들의 모습
▲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RA들의 모습
▲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RA의 모습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준호 RA를 인터뷰 해보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로이스하우스에서 RA로 활동하고 있는 21학번 이준호라고 합니다. ‘그 해 로이스는’에서 전체적인 프로그램 기획과 관리를 담당하는 총괄 업무를 맡았어요. 프로그램의 시작에서 진행 및 마무리까지 전체적인 틀을 구성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Q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의 기획 목적은 무엇인가요?
라디오 프로그램은 로이스하우스의 전통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어요. 각자 지치고 어려운 학교생활 속에서 심심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을 기획해봤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따와서 지었고, DJ분들이 사연을 읽는 동안에는 드라마 ost의 반주를 계속 틀어놓았어요.
Q. 기억에 남는 사연이나 댓글이 있었나요?
네, 있습니다. 힙합을 좋아하는 커플에 대한 사연을 2부 때 DJ분들이 읽어주셨었는데, 서로 알콩달콩 잘 지내는 모습을 보란 듯이 사연으로 자랑을 해놨더라고요. 당시 음향 송출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솔로의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소리 지를 뻔했습니다. 댓글 중에는 삼행시가 되게 기억에 남았는데, 매지리를 삼행시로 했던 분 댓글이 되게 인상 깊었어요. 매:일 죽어도 내일은, 지:겨운 천장을 보며, 리:스폰 이 삼행시였는데, 되게 시적이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댓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댓글을 뽑아서 상품을 주고 싶었는데, DJ분들은 이런 쪽에 감성이 없으셨나 봐요. 하하.
Q. 프로그램을 진행한 전반적인 소감은 어떠한가요?
이전까지 로이스하우스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inlive’라는 앱을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중간중간에 음향사고가 났던 적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이 잘 접근할 수 있고, 그나마 좀 빠삭한 Zoom으로 라디오를 송출하기로 했는데, 음향사고가 나지 않아서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제가 RA로 처음 활동하고 있는 건데, 프로그램 팀장을 맡게 돼서 부담이 조금 많았어요. 같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다른 RA 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기획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안 생기도록 준비를 잘할 수 있었어요. 정말 운 좋게도 별일 없이 잘 진행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꽤 좋습니다.
Q. RC 학생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로이스하우스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2학기에도 진행됩니다! 그때는 이번보다 더 퀄리티 있고 알차게 준비해둘 테니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파이팅!
다음은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RC들의 소감이다.
강민지 RC: “저는 슬럼프에 관한 사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슬럼프가 왔을 때 부모님 두 분의 조언이 달랐는데 두 입장 모두 한 번씩 라디오에 등장해 재미있었습니다. 슬럼프가 와버렸을 때 누가 조언하면 짜증만 나기 때문에 그전에 미리 입장을 명확히 하고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자기 전에 MBC 라디오를 듣는데 우리 하우스 라디오의 사연이나 노래가 더 좋았습니다. 보통 어떤 나이대의 사람들이 라디오를 많이 듣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주변 친구들은 많이 듣지 않았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이 같이 듣고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서 비슷한 입장의 학생들이 다 같이 라디오를 청취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준경 RC: “생각보다 재밌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학생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채팅창을 통해 소통해서 정말 라디오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진행 방식이 형식적이고 지루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재밌는 포인트들도 많았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부끄러웠지만 ‘매지리’라는 단어를 가지고 삼행시 댓글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중간에 나온 노래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중에도 허각의 ‘바보야’라는 노래를 새로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재밌는 사연과 즐거운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행사를 진행하면 신입생들도 즐거워할 것 같습니다.”
김수연 RC: “로이스하우스의 특성상 다른 하우스들에 비해 서로 얼굴도 모르고 접점이 없어 하우스의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은 비대면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RC, RA분들과 사연, 고민 등을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로이스하우스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첫 번째로 소개되었던 ‘요즘 들어 동심으로 돌아가 평탄하고 해피엔딩인 장르의 영화, 애니메이션, 동요를 즐긴다’는 사연과 함께 아기 싱어 프로그램의 ‘온리 원’ 노래를 신청했습니다. 제가 남긴 사연 외에는 번아웃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공감되었습니다. 저는 대학 합격 발표날 이후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그동안 맹목적으로 달려온 목적이 사라짐에 있어 삶에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번아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그와 별개로 ‘나의 기강이 부족한 탓이다’, ‘정신 상태의 문제이다’ 생각하며 자책했는데, 사연과 댓글을 보며 생각보다 많은 분이 번아웃을 겪고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번아웃이 왔을 때 자책하기보다 어떻게 벗어나면 좋을지 생각해보며 좀 더 능동적인 마인드를 가져보자고 다짐하게 되어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이었습니다. 라디오의 특성을 이용해 얼굴도 모르고 접점도 없는 RC, RA분들과 내면의 진솔한 소통을 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멋진 행사를 기획하고 열심히 진행해주신 RA분들께 대단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RA와 RC가 한자리에 모여 소통할 수 있는 활동은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고 한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열린 ‘그 해 로이스는’ 프로그램이 RC 학생들의 캠퍼스 라이프에 활기를 더해주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