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진 자리에 푸릇한 잎들이 자라난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여름 공기의 무더움 때문인지, 대면으로 전환된 수업을 듣고 있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의 차이와 장단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번 22학년도 1학기에는 3월부터 약 3개월간 베리타스하우스를 포함한 모든 하우스에서 e-Learning 학습 멘토링 활동을 시행하였다. e-Learning 학습 멘토링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와 영월군 청소년 문화의 집이 지역사회 청소년 학습 멘토링 및 지역 사회 봉사활동 운영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어 사회기여활동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활동이다. 우리 대학 RC 학생들에게 비대면 온라인 교육봉사 활동을 제공하여 강원도 지역사회 청소년들이 학교 정규 수업 시간 외의 방과 후 학습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속에서 RC 학생이 리더십과 나눔의 가치를 직접 실천해 보며 소통과 배려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e-Learning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e-Learning은 학기 초에 연세대학교 SLI(역량관리시스템) 사이트에서 '비교과 활동' 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RC 학생들은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하우스에 맞게 e-Learning를 신청해야 한다. RC 학생들은 신청서를 통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미술 과목 중 자신에게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여 가르칠 과목을 선정한 후, ▲초등 3~6학년 ▲중등 1~2학년 중 가르치고 싶은 학년군을 정한다. 과목 수는 개수에 상관없이 중복으로 신청할 수 있다. 7개의 하우스에서 총 85명의 학생들이 청소년 멘티들과 매칭되어 선발되었고, 베리타스하우스에서는 11명의 RC 학생들이 선정되었다.
멘토로 선정된 RC 학생들(이하 멘토)은 청소년 멘티(이하 멘티) 혹은 멘티의 학부모와 e-Learning을 진행할 수업 계획서를 작성하여 수업과 관련된 다양한 세부내용를 정하게 된다. e-Learning은 1주일에 최소 1회 이상, 1회 1시간 이상 수업을 진행해야 하며 총 10주 동안 진행돼,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더라도 수업 진행에 지장이 가지 않을 수 있도록 최대한 상세히 정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활동하기에 수업 중 사진을 촬영하여 매주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e-Learning은 이러한 체계적인 1:1 개인별 맞춤형 집중 교육을 통해 학습 동기부여를 얻게 해 주는 것은 물론 자기 주도적 학습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 주어 학업에 대한 부담감도 줄여줄 수 있다.
베리타스하우스 멘토 학생들은 ▲국어 1명 ▲영어 2명 ▲수학 3명 ▲과학 3명 ▲미술 2명으로 수학과 과학 과목의 교육 수요가 제일 높았고, 두 과목 이상을 신청한 RC 학생은 없었다. 과목이 다양한 만큼 멘토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도 다양했는데, 직접 수업 PPT를 제작하여 수업을 진행하거나 그림판에 수학 공식을 적어가며 수학 문제를 풀어주기도 하였다. 멘토들은 어느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든 간에 보고서를 작성한 뒤 해당 주차 보고서 게시판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1365 자원봉사기관에서 봉사 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한 달간 누적된 월간보고서를 매월 말 e-Learning 담당 RA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 후 RC교육팀이 보고서를 검토한 후 1365 자원봉사기관에 전달하면 기관의 최종 검토 후에 사회기여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10분반 김현경 RC가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
중학교 2학년 멘티를 가르친 10분반 김현경 RC 멘토는 수학을 가르쳤다. e-Learning 학습 멘토링을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러닝 마지막 시간에 멘티가 "멘토 덕분에 수학 실력이 많이 는 것 같다."라며 감사를 표했을 때라고 답했다. 일주일에 2회씩이나 수업을 진행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김현경 RC는 중학생 동생이 있기 때문에 중학교 수학을 가르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더 꼼꼼히 살펴주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고 밝히며 다음에도 e-Learning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9분반 이지현 RC가 콜라주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이지현 RC는 미술 과목으로 초등학교 3학년 멘티를 가르쳤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기만 했지, 수업을 진행하는 멘토의 입장이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었다'며 수업에 아쉬움의 의사를 표하던 이지현 RC는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을 수업으로 진행해 본 색다른 경험에 즐거움을 보였다. 또한, 멘티와의 나이 차이로 인한 공감대 형성이 어려웠고 설명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가 있었다며 자신이 느꼈던 e-Learning 학습 멘토링의 개선사항을 언급해 주었다.
▲8분반 장연진 RC가 중학교 1학년 멘티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모습
이번 학기 e-Learning 담당 RA를 맡았던 1분반 김태형 RA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김태형 RA는 "11명이나 되는 친구들의 보고서를 매주 관리하다 보니 새로운 분반 하나를 더 맡는 기분이 종종 들곤 했습니다. 학기 초반에는 RC 학생들이 e-Learning이 처음이다 보니 실수도 잦았고 부족한 부분도 있어서 피드백을 해 주는 게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고칠 것 없이 완벽한 보고서를 내주는 친구들 덕분에 뿌듯한 기분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매주 봉사를 진행한 보고서를 보니 제가 봉사를 한 것 같은 기분을 덤으로 얻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봉사 시간을 인정받지 못할 뻔했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잘 참여해 준 11명의 RC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라며 e-Learning 학습 멘토링을 통해 얻은 것들과 자신과 하께 해준 RC 학생들에 대한 감사함을 밝혔다.
누군가에게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공유해 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교육과 지식에 관련된 일이라면 뿌듯함은 배가 된다. e-Learning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은 RC 학생 본인에게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직접' 선택하게 하거나, 수업 진행을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해 보게 함으로써 수강신청 등과 같이 대학에서 처음 겪어보았을 선택에 대한 두려움들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단순히 멘티에게 도움을 제공한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던 활동인 셈이다. 그리고 활동에 대한 보상이 봉사 시간이라는 가시적인 것으로 드러나기에 멘토 학생들의 보람도 배가 되었다. 이런 e-Learning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RC 학생들이 이 활동을 단순히 수업을 진행하고 봉사 시간을 받았던 활동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닌, e-Learning 활동을 통해 얻은 우리 대학의 지향점인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잊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22학년도 1학기를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