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딩 수업이 예정되었던 2020년 2학기,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비대면 수업은 연장되었다. 학교에 갈 생각에 부푼 꿈을 안고 기대하던 RC 학생들은 원래라면 각 하우스의 RA와 마스터교수를 직접 만나 학교에 대해 알아가고 배우는 재미를 얻었겠지만 비대면 수업 연장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다.
이번 학기의 하우스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소통'이다. 그 중에서도 하우스 담당 RA는 RC 학생들과 비대면이지만 매주 분만 모임을 진행하며 상호 간의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반면에 마스터교수는 RC 학생들과 상대적으로 만날 기회가 적다. 이 때문에 마스터교수는 RA를 통해 학생들에 대해 들어야 하며, RC 학생들 역시 RA를 통해 교수님에 대해 듣는 경우가 대다수이니 서로 알아가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는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RC 학생들에게 마스터 교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친밀감을 조성할 수 있게끔 돕기 위하여 아람뜰 이명희 마스터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zoom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터뷰
Q: 교수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A: 정말 쉽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강의(물리) 특성상 학생들의 반응이 많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비대면 강의의 특성상 학생들의 표정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는 합니다. 하루빨리 비대면 상황을 빠져나가 이런 상황을 탈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RC, RA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Q: 학생들도 처음이지만 교수님 역시 비대면이 처음이라 많이 힘드셨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지속화로 인해 2학기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는데, 수업 진행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요?
A: 지난 학기 말 설문조사를 했더니 줌으로 실시간 수업을 하는 것은 복습도 못 하고,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하여 비디오 파일로 녹화를 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정말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Q: 비대면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학기 많은 RC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기억에 남는 RC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A: 하우스 프로그램 중 '아람뜰 체력왕은 나야나'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열정적으로 학생들이 임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감명받았었습니다.
▲주태욱 RA의 '아람뜰 체력왕은 나야나' 팔굽혀펴기 시연 모습
Q: 비대면 학기인 지금, 교수님께서 이런 프로그램은 꼭 진행됐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A: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 같은 것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제, 특강 등 학생들에게 유용할 만한 것들을 진행한 뒤 문제를 맞혀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언제나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요구한다고 생각하여 모두의 의견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Q: RC, RA와 직접 만나지 못해 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RC, RA와의 소통은 어떻게 느껴지셨나요?
A: 생각보다 RA들과는 괜찮습니다. 개인 면담과 영상통화도 자주 해서 RA 파악은 쉽지만, RC들과의 소통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RC 대표들도 뽑았지만, 아직은 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RA들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웃음).
Q: 아람뜰하우스는 교수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A: 아람뜰은 이름을 지을 때 '보람을 모여서 다 같이 만들어가는 하우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아람뜰은 여학사로 시작하여 남녀가 함께 공존하는 하우스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려 속에 시작되었지만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면 강의로 시작한 학사가 아닌 비대면인 상황에서 맡게 되었지만, 남녀 RA들이 합심하여 일하는 모습을 보니까 이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남녀가 한자리에 모여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어제도 마스터교수 회의를 했는데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있는 것이 '상승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여 앞으로 남학사 여학사를 굳이 구별 안 해도 괜찮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위층에 계신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굉장히 부러워하셨습니다. 우리 하우스의 특징이 다른 하우스가 느끼기에도 RA와 교수님과의 관계가 잘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좋은 것 같습니다(웃음).
Q: 마스터교수에 대해 잘 모르는 RC 학생들에게 마스터교수가 뭐하는 분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한 학사에 200명 가까운 학생들이 마스터교수가 뭐하는 사람인지 모를 수 있습니다. 전공도 다르고 학생들이 입학해서 대학 생황을 하나도 안 해봤기에 전공이 다른 교수가 무엇을 하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문과랑 이과가 서로 이해하기 힘들고, 그런 것들을 기숙사에 살면서 문과 이과가 한 룸에 살고 한 학사에 살아가며 교류가 오가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학생들은 오로지 혼자 RA를 통해서만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마스터교수는 대학 적응에 필요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RA를 통해서 RC들을 이끄는 역할이 마스터 교수의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스터교수가 나의 삶으로부터 학생들한테 희망이 되고 소망이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마스터교수가 아닐까 늘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또한 마스터교수는 대학 생활 전반에 관해서 지도해주는 것이 마스터교수의 역량이며, 전공에 관해서는 전공 교수님에게 가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랍니다.
Q: 질문이 이를 수도 있지만 이번 학기 아람뜰 하우스는 교수님에게 어떠셨나요?
A: 글쎄요 비대면으로 진행된 학기가 여러 번도 아니고 딱 두 학기 째인데 첫 학기에 저는 내가 못 해준게 너무 많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어 학생들이 안 됐고 내 욕심에도 안 차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투덜거릴 수만은 없으니까 나름대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RA들을 닦달하게 된다. 젊은 학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기 힘드니까 학과의 조교들과 식사를 하며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어쨌거나 학생들이 기대만큼 부응을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Q: 2학기는 RC로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RA를 준비하는 RC 학생들이 많은데요. 그 친구들에게 조언 한 번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서 걱정이 큽니다. 자기가 받아본 것을 베풀기는 쉽지만, 온라인에서 받은 것을 오프라인에서 베풀기는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RA들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중간고사를 마치고 나서 RC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늘릴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RC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교수님의 한마디
A: RC 학생들에게는 대학 생활이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그거를 맛보지 못하게 돼서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10월 중간고사 기간이 되면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캠퍼스가 얼마나 예쁜지 봤으면 좋겠습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은 정말 '환상'입니다. 캠퍼스가 맘에 들면 정이 가고 ▲예쁜 새들의 모습 ▲봄의 꽃이 피는 모습 ▲ 학기 말 겨울에 눈이 오는 조용한 캠퍼스 우리 학교는 사계가 예쁩니다. 그러고 나면 굳이 '교수님을 만나서 좋았다', 'RA를 만나서 좋았다'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겁니다. 기숙사에 살게 되면 내 키보다 높은 눈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 예전에는 한 남학생이 춥다고 이불을 덮어 눈사람이 녹아버렸던 재밌는 사진도 가지고 있습니다. 좌우간 그런 즐거움이 있고 그런 즐거움을 바탕으로 우리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학교에 매우 많습니다. 여러분들이 우리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학교에 다닌다면 1년을 자기 뜻대로 원하는 것을 다 못 거둬들였다고 하더라도 남은 3년 동안 다 거둬들일 수 있다고 믿고 일단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상황을 원망하기보단 거기에서 남들보다 더 나은 그런 삶의 목표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습니다. 그 목표를 향한 넓은 시야를 만들어가는데 우리 학교가 충분히 쓰임이 될 수 있는 괜찮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졸업할 때 이 학교를 졸업해서, 마스터교수를 만나서 RA 형 언니들을 만나서 내 삶이 정말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감사할 것 같고 투덜투덜하지 않고 좋게 생각할수록 여러분의 삶이 더욱 윤택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연세대의 가을 전경
비록 전공을 다를지라도 RC 학생들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생들을 생각하는 마스터 교수의 노고를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20-2학기는 중간고사 이후 수업의 방향성이 결정된다.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RC 학생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약 비대면 수업이 확정될지라도 낙심하지 말고 다양한 학교의 프로그램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길 바라며 전공과 관련 없이 대학 적응에 필요한 조언을 언제든지 부담 없이 마스터 교수님에게 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