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신입생을 맞이했을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는 전례없는 비대면 강의를 실시하게 됐다.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처음에는 2주 동안 개강을 늦추게 되었고, 이후 국내 확산 양상에 따라 1학기 전면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게 됐다. 학부교육원 RC교육센터는 RC 학생들과 RA들의 기숙사 입사 및 교내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각종 프로그램과 교과목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기가 시작되면 RC교육센터는 ▲RA 리더십개발론 2차 교육, ▲레지덴셜 콜로키아 학습조교 교육, ▲RC문화예술·체육 학습조교(TA) 교육, ▲RC 웹진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번 20-1학기는 연달아 이뤄지는 교육 일정을 본교에서 라이선스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 Zoom Video Communications(이하 'Zoom')로 진행했다. RA와 학습조교의 교육은 원활한 일정 속에서 진행이 됐고, 참여한 RA와 조교들도 이미 Zoom으로 진행되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어서 설명회 참석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RC 웹진 교육은 예정보다 늦게 진행됐다. 기존 한 학기에 두 번의 정기 발행하는 일정에서 5월 발행될 18호를 8월에 발행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두 번의 발행을 한 번으로 줄인 것은 비대면 강의로 인해 어수선한 학기 초를 피하고자 부득이하게 결정된 사안이었다.
▲학부교육원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한 RC문화예술·체육 TA 교육 Zoom 화면
비대면 강의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교과목 진행도 많은 부분이 대체됐다. 1학년 RC의 경우 1학기에 '리더십개발'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RC문화예술·체육, ▲사회기여활동, ▲창의도전 활동 3가지 중 한 가지를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사회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RC문화예술·체육과 사회기여활동 과목을 듣는 것이 힘들어졌다. 각각 10시간과 20시간을 진행해야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봉사가 거의 불가능해진 시점에서 RC교육센터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시했다.
우선 굿네이버스와 협의하여 온라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모자보건캠페인-엄마의 탄생'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은 굿네이버스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제시하는 방식으로 활동하여 봉사시간을 부여받는 형식이다. 이와 더불어 ▲한 코리아, ▲조인어스코리아, ▲우리글진흥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에서 제공하는 비대면 봉사활동 목록을 RC 학생들에게 공지하여 학생들이 더욱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회기여활동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는 일부 활동을 창의도전활동처럼 대체할 수 있도록 제시했다. 창의도전활동은 학생들이 개인 혹은 팀으로 본인들이 가진 재능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를 각 하우스별로 기준을 가지고 약식 진행하도록 제시했다.
RC 학생들은 '리더십개발' 과목을 위해 선택활동 외에도 분반 모임과 교내 프로그램 참여가 필수적인데, 분반 모임의 경우 각 하우스 RA들이 힘써주어 Zoom으로 진행이 됐다. 교내 프로그램 및 특강 참여는 국가적 방침에 따라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특강을 듣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 것을 고려해 RC교육센터에서 자체적으로 2회의 특강을 온라인으로 제공했다. 역사문화학과의 오영교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왕윤종 특임 교수를 초청해서 강의를 촬영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게 만든 후 보고서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미래관 한 편에서 진행된 오영교 교수의 특강 촬영 현장
가장 많은 RC 학생들이 선택하는 활동은 RC문화예술·체육이다. 해당 과목은 선배 TA(Teaching Assistant)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데, 예상치 못하게 1학기가 비대면 강의로 변경돼서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많은 TA가 어려움을 겪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 RC문화예술·체육이기에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에 난감한 점이 많았던 것이다. 전문 강사가 아니라 해당 교과에 재능이 있고 열정이 있는 선배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급하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데에 버거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Zoom으로 송출이 가능한 장비를 마련하는 데에 시간이 부족했다. RC교육센터는 원활한 수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일정 기간동안 진로·취업에 관련한 인재개발원의 영상 시청과 보고서로 대체하도록 했다. 10주 수업으로 구성된 RC문화예술·체육 중에 3~6주차 수업을 대체하도록 하여, 남은 7~10주차 수업을 TA들이 이끌어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RA들의 하우스 프로그램 운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레지덴셜 컬리지(Residential College)가 기본적으로 생활관을 중심으로 통합형 교육체계를 이루는 것인데, 생활관 입사가 어려운 시점에서 하우스마다 기존에 진행해왔던 운영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RA들이 기지를 발휘해 Zoom을 활용해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RC 학생들이 입학하고 한 번도 오지 못한 학교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베리타스하우스는 보이는 라이도 형식으로 '모여봐요 베리타숲'을 진행하여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고, 아람뜰하우스는 '무엇이든 물어보살'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학교의 풍경도 보여주었다.
온라인 강의라는 분위기에 맞게 온라인 게임대회도 진행이 됐는데, 이글하우스와 머레이하우스에서 진행이 됐다. 다만 온라인이기 때문에 대리게임이라는 문제가 있었지만, 두 하우스는 Zoom을 통해 본인이 게임하는 화면을 송출하게 만들어서 해당 문제를 깔끔히 해결하였다. 솜니움하우스는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위해 홈페이지를 탐방하는 신박한 프고그램을 진행했고, 로이스하우스는 학생들의 사연을 받고 이를 소개하면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RC에게 상품을 지급하는 라디오 방식으로 진행했다. 초아름하우스는 이번 20-1학기에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다른 하우스와 비슷한 형식의 RC 자치회나 토크쇼 형식의 '알쓸연잡' 등의 프로그램과 더불어 퀴즈쇼도 진행했다. 하우스들의 전체적은 프로그램은 기존에 해왔던 프로그램들을 온라인으로 변경하여 진행하거나, 당시 인기있던 예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진행됐다. 서로 비슷한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각 하우스의 특색에 맞게 변형하여 재미있게 구성됐다.
▲각 하우스에서 진행된 하우스 프로그램 포스터 중 일부
RA들의 재치있는 운영 덕에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지난 19년도 2학기 대비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하였다. 각 하우스의 전체 프로그램 만족도를 평균을 낸 결과 ▲이글하우스 0.35점, ▲솜니움하우스 0.09점, ▲베리타스하우스 0.19점, ▲아람뜰하우스 0.04점이 상승했고, ▲머레이하우스는 0.15점이 하락했으며, ▲초아름하우스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로이스하우스의 경우 20-1학기에 다시 개편되어 비교될 만족도 수치가 없다. 상승 및 하락의 요인에는 2학기와 달리 처음 하우스 프로그램을 맞이하는 신입생이기 때문이라는 것과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공감대가 줄었다든 것이 복합적으로 적용된다고 예상된다.
많은 RC 관련 프로그램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와중에 RC 프로그램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Residential Colloquia 프로젝트 공모전'도 진행됐다. 1차 서류 심사와 2차 발표 심사로 구성되는 해당 공모전은, 비대면 방침에 따라 2차 심사를 영상 발표로 대체했다. PowerPoint를 녹화하거나 직접 카메라로 발표하는 모습을 찍어 편집한 영상을 제출하도록 하여 이를 심사하는 것으로 진행이 됐다. 심사 방식의 변화로 질의응답 및 팀별 상호평가가 삭제됐고, 수상 또한 해외봉사 참여 지원이 아닌 상금으로 대체됐다. 연중 가장 큰 프로그램인 RC 하계 인도네시아 해외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유예됨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다. RC 하계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는 2007년부터 시작됐고 2010년부터 동계 방글라데시 해외봉사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면서 연중 두 번의 해외봉사가 진행됐었는데, 2018년부터 다시 하계 봉사만 운영되면서 사실상 올해가 개설 아래 처음으로 해외봉사가 이뤄지지 않는 해가 됐다.
새롭게 직면한 사태로 인해 몇 가지 에피소드도 있었다. 우선 RC 추천도서 독후감 경진대회와 감사편지 경진대회의 접수량이 대폭 증가했다. 감사편지와 독후감 경진대회가 동시에 진행된 지난 19년도 1학기에는 각 20명 내외의 지원자가 접수했고, 수상은 감사편지의 경우 11명, 독후감은 5명이 수상했는데, 이번 1학기 감사편지와 독후감의 경우 각각 77명과 87명이 접수하여 약 4배의 지원자가 참여한 것이다. 대폭 늘어나게 된 지원자 수에 따라 학부교육원 RC교육센터는 수상 인원을 각 20명으로 늘렸다. 비대면 강의로 학사일정이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경진대회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학부교육원은 판단하고 있다. 또 RC교육센터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프로그램 영상들이 올라오는데, 홍보영상을 제외하고 기존 영상들이 조회수가 1,000회를 넘어가지 않는 것에 반해 한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머레이하우스의 이창신 대표 RA의 영상이었다. 평상시 조회수가 300~600이지만, 해당 영상은 약 4,200회에 달한 것이다(7월 22일 기준). 전체 영상 중 두 번째로 높은 조회수를 가지게 된 해당 영상은 '리더십개발' 과목에 필요한 사회기여활동 일부를 대체하기 위해 사명서와 비전맵을 작성하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다. 비록 교과목 이수를 위해 들어야 했던 영상이지만, 예상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이창신 대표 RA의 영상
많은 아쉬움을 남긴 이번 20-1학기는 RC교육센터와 RA, RC 학생 모두의 참여와 노력으로 막을 내렸다. 전면 비대면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기존의 프로그램과 활동들을 온라인으로 대체하여 진행했으며, 어려운 상황에도 RA들은 문제해결능력과 도전 정신을 발휘하여 많은 RC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학부교육원 RC교육센터는 앞으로 2학기를 준비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2학기 학사일정이 혼합된 방식(▲전면 대면, ▲전면 비대면, ▲블렌딩)으로 진행됨에 있어서, 1학기의 운영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짜임새있는 RC 교육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