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사랑하는 것, 내리사랑.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RC 제도는 대학생활을 먼저 경험한 RA 선배가 RC들과 교류하며 RC들이 보다 풍요로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솜니움하우스에는 이러한 '내리사랑'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서 깊은 하우스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RA 특강>이다. 솜니움하우스는 이번 1학기에 총 4개의 하우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중 하나인 RA 특강은 2017년 2학기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솜니움하우스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간판 프로그램이다.
이번 학기 솜니움하우스 RA들도 본인들이 RC였던 시절에 선배들의 멋진 특강을 듣고 자극을 받아 RA를 하게 된 학우들도 적지 않다. 금년도 1학기 RA 특강은 4월 28일 수요일부터 29일 목요일까지 양일에 걸쳐 온라인 ZOOM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솜니움하우스 RA 7명이 강연을 맡았다. 강연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RC들이 앞으로 헤쳐나갈 미래에 대한 필승법과 특강에 참여한 RC들이 스스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RA특강> 1일차 강연자와 주제
1일차 강연에서는 ▲8분반 장세리 RA <신입생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3분반 서예지 RA <마음 상처 쾌유하는 법> ▲7분반 김연지 RA <NO 열정 대외활동 입문기> 강연이 진행되었다.
첫 순서였던 장세리 RA는 크게 ▲소비·경제 ▲발자취(기록 남기기) ▲습관 만들기 ▲책 읽기로 주제를 나누어 진행했다. 장세리 RA는 1학년 시절 소비 패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교환 학생 시절 깨달았던 점에 대해 먼저 운을 뗐다. 장세리 RA는 청중에게 "짠순이로 살 것인지, 소비 요정으로 살 것인지 정답은 없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소비 패턴을 적용해서 살면 그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경제관념에 대해 보다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RC들이 미래의 자신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돈을 효율적이고 똑똑하게 사용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발자취(기록 남기기)'에서는 다이어리나 SNS, 혹은 블로그 등 자신에 맞는 플랫폼을 통한 기록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기록은 취업 준비나 대외활동에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며 기록의 장점을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소개했다.
▲사설 상담소, 정신건강의학과 장단점 소개
두 번째 순서인 서예지 RA는 갑작스레 찾아오는 우울증과 자신의 감정을 달래는 방법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신이 우울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의 전통적 관념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서예지 RA는 자신이 고등학교 재학 중 겪었던 우울증과 정신건강의학과, 사설 상담소에서의 치료 경험을 공유했다.
특히 대학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겪는 학우들이 많다. 서예지 RA는 '살면서 계속 떠올리는 말들'로 ▲"상대방의 감정은 상대방의 몫이다." ▲"현재 나의 감정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그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편하다." ▲"우울감이 지속될 때는 내가 나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라며 3가지를 강조하였고, 이 외에도 자신만의 마음 치유법을 소개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자신이 겪는 감정을 숨기고 억누르려고 하는 것보다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만약 정신건강의학과나 사설 상담소에 방문하기가 꺼려진다면, 교내 학생 복지 시설 중 하나인 상담코칭센터에 먼저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라며 청중에게 응원을 건넸다.
1일차의 마지막 순서인 김연지 RA는 많은 RC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외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대학생은 대외활동을 왜 하는지, 대외활동을 함으로써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학업과 대외활동 등 많은 활동을 병행하며 번아웃 증상을 겪는 이들도 많은데, 이런 상황에 대비함과 동시에 대외활동에 보다 큰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골드 서클 이론'을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와 왜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연지 RA는 다른 것보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하다 보면 대외활동에 대한 보다 강력한 동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단순히 남들이 하기 때문에 수행하는 일들은 그저 단순 정보 나열에 불과한 결과중심적인 활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고 싶다면 그 일을 하고 싶은 이유를 고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중에게 '규모보다 깊이'를 강조하며, 대외활동을 양으로 승부하는 것보다 하나만 하더라도 내가 했던 활동에 대한 가지치기를 통해 나만의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연지 RA는 "기준점을 타인보다 나 자신의 성장에 방점을 찍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단 1%의 발전을 이루려고 했다"며 도전을 망설이는 청중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우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RA특강> 2일차 연사자와 주제
2일차 강연에서는 5분반 임유원 RA <나의 세상을 넓혀가는 것> ▲10분반 윤수민 RA <나는 왜 비건에 진심이 되었을까?> ▲1분반 방예원 RA <총학생회비, 내야 할까?>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첫 시작은 임유원 RA였다. 경영학에서 사용되는 SWOT분석 전략을 삶에 적용해 보다 전략적인 대학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임유원 RA는 '내 삶을 다채롭게 넓혀가는 방법'으로 ▲자신에 대한 이해 ▲다양한 경험 ▲기록과 피드백 ▲새로운 도전과 더 큰 꿈 꾸기를 제시했다.
나 자신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각종 심리테스트 및 심리 검사 등을 활용하여 나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활동을 경험하며 주변의 기회와 위협을 잘 구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임유원 RA는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험한 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해보니 막상 나와는 맞지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길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다"라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 또한 설명했다. 특히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는 것을 강조하며, 거창할 필요 없이 사소한 것이라도 휘발되는 기억과 경험을 글로 남겨두는 것을 추천했다. 이 자료는 마음이 흔들릴 때 다시 힘을 내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와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의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한 단계씩 본인이 원하는 세계를 확장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동물에 대한 폭력 설명과 비거니즘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명
윤수민 RA의 강연 주제인 '비거니즘'에서도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특히 비거니즘은 현대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다. 많은 사람이 비거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비로소 채식주의를 실천하기까지 많은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윤수민 RA는 ▲사람들은 왜 육식을 할까? ▲육식의 진실 ▲비건에 대한 오해 ▲비거니즘의 문지방 넘기 순으로 자신의 강연을 진행했다. 우리가 육식을 하는 이유는 동물을 음식으로 소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이는 결국 동물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에서 자행되는 폭력을 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육식을 위한 공장식 도축업과 축산업은 온실가스의 배출로 이어지고, 이는 심각한 환경오염과 세계 기아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렸다.
다음으로 비건에 대한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지며 ▲비거니즘의 명확한 정의 ▲비거니즘의 단계 ▲우리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윤수민 RA는 "나와 우리를 위해, 그리고 지구를 위해, 우리의 후세대를 위해 포기하지 말고 완벽한 육식보다 불완전한 채식을 지향하자"라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 강연을 맡은 방예원 RA는 최근 학내에서 학생 사회 부재로 인해 발생한 여러 문제점으로 강연의 시작을 알렸다. 학생 중심의 대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 중 우리 학생의 감찰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외에도 학생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기구인 ▲전체학생대표자회 ▲중앙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설명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인 스스로가 우리 대학의 학생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교내 언론 기구(▲YMBS ▲연세춘추)를 통한 제보 방법을 소개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RA 특강은 만족도 1일차 4.79점, 2일차 4.84점을 기록했다. RA 특강에 참여했던 몇 명의 RC들은 "선배들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1학년인 RC들이 궁금했던 점을 명쾌하게 해소할 수 있었으며, 대학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게 될 문제들에 더욱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라는 의견과 자신이라면 쉽게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공감했고, 대면으로 선배들을 만나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다며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만족을 전하기도 했다.
개인과 개인이 연결된 인적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운 요즘, RA 특강에 강연자로 참여한 RA들은 후배들에게 소중한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를 공유하며 내리사랑을 실천했다. 이를 통해 RC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앞으로 자신들이 경험하게 될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며, 그들이 만날 또 다른 후배들에게도 내리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