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5일 오후 6시, 정의관 대강당에서 제2차 명사특강이 열렸다. 초청된 강사는 1990년대 광고계의 여왕으로 불리며 현재 연세예술원 교수로 재직 중인 박리디아였다.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학년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이다. 학점, 자격증, 대외활동 같은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그는 "거창한 스펙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정한 성장의 시작"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인생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했다.
박리디아 교수는 어머니의 유품으로 만든 소품을 들고 맨발로 무대에 올라 연기를 선보이며 강연을 시작했다. 학창 시절 연기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회계학과에 진학했던 그는, 우연히 88올림픽 자원봉사 신청을 계기로 모델 일을 시작했고 이후 연극 무대에 서며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광고계의 스타로 주목받던 그는 결국 "진짜 나를 찾자"는 결심으로 러시아와 미국에서 연기를 배우며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확립했다.

▲연기로 특강을 시작한 박리디아 교수
그는 러시아에서 내면의 진실을 찾는 연기 시스템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박리디아 연기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에게 연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IMF 시기에는 생계를 위해 슈퍼마켓 캐셔로 일하며 "광고계의 스타였던 자신이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고 회상했지만, 모든 경험이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경험이든 의미가 있으며, 그것이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또한 그는 러시아 유학 시절을 회상하며, 어머니가 가져온 작은 비닐봉투 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했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쓰레기봉투에 불과했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를 단순히 사용하고 버리는 물건으로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 환경 보호와 나눔이라는 가치를 담아내며,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어떻게 의미 있는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개인적 일화를 넘어, 훗날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 운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박리디아 교수는 이 사례를 통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소한 경험일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냐에 따라 하나의 가치 있는 스토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스토리를 주체적으로 써 내려가는 사람은 타인의 스토리 속에서도 의미 있게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며, 단순히 스펙을 쌓는 것에 머무르기보다 자신만의 경험과 가치로 채워진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삶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깊이 있게 일깨워주었다.
강연의 마지막에서 그는 아쉬운 표정으로 시간이 부족해 질의응답을 충분히 진행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끝까지 청중과 소통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힘주어 강조했다. "스펙은 단지 문을 열어주는 도구일 뿐이며, 그 문을 열고 들어간 이후에 어떤 태도와 자세로 존재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은 단순한 조언을 넘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로 다가왔다. 이어 그는 외적인 조건이나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스스로의 경험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인생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란다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특강을 수강하는 RC 학생들
특강에 참여한 한 RC 학생은 "토익이나 자격증 준비에만 몰두했던 자신을 돌압고, 앞으로 나의 인생 스토리를 어떻게 써 나갈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강연을 통해 나의 대학 생활을 단순히 스펙을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특강은 단순히 성공을 위한 스펙을 강조하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가 가진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RC 학생들이 앞으로의 대학 생활 속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 내려가며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작은 경험 하나가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이번 특강이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