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1학기는 사상 최초 전면 비대면으로 수업이 이루어졌다. RC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신입생이라면 수강해야 하는 '리더십개발' 수업도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되었다. ▲RC문화예술·체육, ▲사회기여활동, ▲창의도전활동은 물론 분반 모임과 하우스 프로그램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실시하게 된 것이다. RC교육은 본래 RC 학생들이 마스터 교수, RA와 함께 기숙사에 거주하며 경험하는 공동체 활동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기숙사에 입사하지도 못한 채 시작된 이번 학기는 RC교육에도 전무후무한 상황이었다. 전면 온라인으로 실시된 RC프로그램, 당사자에게는 어땠을까? RC학생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3명의 솜니움하우스 RC들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문과학부 김동희RC, ▲작업치료학과 이현지RC, ▲치위생학과 최아현 RC가 인터뷰에 응답해주었다.
Q.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된 한 학기가 거의 끝나가네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김동희 : 집이지만 중간에 딴 짓도 하면서 기말고사 준비를 하고 방학에 대한 대략적인 준비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있습니다!
▶이현지 : 익숙해질 듯 익숙해지지 않는 과제들과 함께하면서도, 집안에만 있어서 그런지 작은 취미 생활들을 꾸준히 하며 지내고 있어요.
▶최아현 : 매주 온라인 강의 듣고 과제하면서 '이런 게 대학이구나'를 느낍니다. 매주마다 죽지도 않고 새롭게 올라오는 과제들이 싫기는 했지만요(웃음). 비대면 강의다보니 출석체크, 과제 등 대면 강의를 했을 때보다 과제가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초반에는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서 너무 우울했는데 이제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럭저럭 지낼만 합니다. 요즘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친구들도 전보다 만날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이현지 학생이 취미로 하는 피아노 연주와 작곡
Q. RC문화예술·체육, 사회기여활동, 창의도전활동도 끝이 났죠. 어떤 과목을 선택했고 그 수업은 어땠나요?
▶김동희 : 저는 RC체육 필라테스 수업을 수강하였는데요. 운동과목을 선정한 이유는 고등학교 때에는 따로 운동한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필수적으로 운동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수업을 들으며 정말 기초체력이 조금 향상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고, 혼자 했다면 하고 있는 게 맞는 운동 방법인지 몰랐을 부분도 수업을 통해 운동을 진행하다보니 올바른 자세를 알고 알맞은 운동을 진행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수업이자 경험이었습니다.
▶이현지 : 저는 RC문화체육 통기타 수업을 들었어요! 평소에 악기에 관심이 많아서 신청했는데, 처음 배우는 거라 잘 치지는 못하지만 가르쳐주신대로 코드 몇 개는 칠 줄 알게 됐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노래도 같이 부르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던 것 같아요. 추가로 TA님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어요
▶최아현 : 저는 RC문화체육 과목 중 배드민턴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해서, 이 수업을 들으면 일주일에 다 같이 모여서 배드민턴을 치겠구나 기대했는데 결국 배드민턴 채는 잡지도 못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는데, 그래도 담당 TA선배님이 수업준비를 열심히 해주셔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원래 친구들과 배드민턴을 칠 때는 그냥 막 쳤는데, 자세한 룰이나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배드민턴이라는 종목에 대해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 RC프로그램도 비대면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기억에 남는 하우스 프로그램이 있나요?
▶김동희 : 돌이켜 보면 생각보다 많은 하우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하우스 교수님과 함께 진행했던 과별 만남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참여하는 신나는 분위기의 프로그램은 아니었으나,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같은 학부 선배님들과의 만남으로 진행되어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기에 너무나 뜻깊고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학부 선배님들이 진심어린 조언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현지 : 저는 'Better Together'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습니다! 향긋한 방향제와 비누를 만들어보며 직접 환경과 관련해서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고, 무엇보다도 제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기에 그렇습니다. 너무 큰 도움이 되는 따뜻하고 행복한 행사였습니다!
▶최아현 : 거의 모든 하우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하우스 행사는 제일 처음 했던 '마스터 교수와 친해지기'였습니다! 그날 제가 친구들한테 장난식으로 '립스틱 받고 싶다~.'고 했는데 진짜로 2등이 되어서 맥(Mac) 립스틱을 받았거든요! 사실 헷갈려서 찍은 문제도 많았는데 자꾸 정답이라고 해서 당황스럽고 놀랍기도 하면서 신기했습니다. 이 외에도 신선한 프로그램이 많아서 관심이 갔습니다. 특히 "Better together"에서는 각자 집에서 비누를 만들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모처럼 여유를 즐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구요. 그 날 아르바이트도 빠지면서 참여했는데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또 항상 느끼는 거지만 RA 선배님들이 하나하나 준비를 열심히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를 보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엄청 생기고, 프로그램 진행하실 때마다 준비해오신 파워포인트도 어쩜 그리 깔끔하고 예쁘게 만드시는지! 다만 갈수록 참여자가 적어져서 그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2학기에는 다른 RC 학생들도 하우스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Better together 행사 포스터
▲최아현 학생이 Better together 행사에서 만든 비누와 아로마 타블렛
Q. 이번 학기는 분반모임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분반모임 시간에는 무얼 했고 온라인 분반활동은 어땠나요?
▶김동희 : 분반모임을 통해 매주 RA선배님과 같은 하우스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졌는데,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다면 친구들과 조금 더 친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학기였습니다. 그래도 RC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해야 할 것들과 그 외에도 학교생활에 있어서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소소한 게임도 진행하여 서로 더 편하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주셔서 너무 즐겁고 또 하기가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현지 : 분반모임 시간에는 RA언니가 정말 매주마다 재미있는 게임을 준비해주셨고,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셨어요! 그리고 마치는 시간에는 자세한 공지의 내용을 들으며 해산!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이야기 하던게 기억에 남아요. 분반모임 너무 설레고 재미있었어요!
▶최아현 : 분반모임에서는 주로 RC들이 제출해야 할 교내특강 보고서, 사명서와 비전맵 작성, 하우스 프로그램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교내 공모전 소개나 그 외에 다른 공지사항도 알려주시고, 분반모임이 아니더라도 분반 단톡방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셨어요. 학기 초에는 수강신청 방법과 Zoom 강의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Zoom으로 분반모임에 참석했는데, 실제 학교에 갔었다면 같은 분반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 RA선배님이 학교에 대해 모르는 게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학교에 간 적이 없고, 크레 어려운 일도 없어서 질문 할 거리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담당 RA선배와도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여러모로 아쉬운 한 학기였습니다.
Q. RA와의 상담이나 관계형성도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졌을텐데, RA와의 온라인 소통은 어떻게 느껴졌나요?
▶김동희 : RA 선배님은 한 학기동안 매주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마주했던 가장 가까운 선배님이셨는데,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먼저 다가와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원활하고 친근하게 이야기해주셔서 제가 먼저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었는데 정말 바로바로 답장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현지 : 막힘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도록 서로가 불편하지 않을 수 있게 배려해주신 덕분에 아무런 문제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최아현 : 기숙사 룸메이트들과 하는 상담이나 분반모임, 과별 면담을 모두 Zoom으로 했는데, 딱히 연결이 끊긴 적도 없고 나름 괜찮았습니다.
Q. 이번 학기, 온라인으로 만나본 RA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나요?
▶김동희 : 앞서 이야기했듯이 RA 선배님은 정말 친근하게 다가와 주셨고 먼저 소통하려고 노력해주셔서 그런 모습에 너무나 감사했던 선배님이셨습니다. 또한 첫 대학생활에서 정말 사소한 것 조차 모르는 것이 많고 어려웠는데 하나하나 잘 가르쳐주셔서 대학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RA 선배님이 해주신 조언들이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길잡이 될 것 같아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현지 :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그 가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 지 정확히 알고 계시며,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으로 행하는 분이세요.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분! 좋은 생각을 공유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선뜻 손을 내밀어주시는 용기있는 분!!
▶최아현 : 다들 얼굴은 한 번도 뵌 적이 없지만, 선배님들 다 하나같이 좋은 분이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중 한 RA선배님이 기억에 남는데요! 제가 속한 분반 담당 RA는 아니지만 배드민턴 수업조교셔서 수업할때 매주 뵈었어요. 몇 달전 RA특강 때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 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시는데 괜히 찡하고 공감되고 우리 학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2학기에 학교에 가면 계실진 모르겠지만 꼭 뵙고 싶은 선배님 중 한 분입니다!
Q. 이번 학기 솜니움하우스는 당신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나요?
▶김동희 : 사실 이전에 '교수님'이라고 하면 뭔가 거리감있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하우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Zoom 프로그램을 통해 마스터 교수님을 몇 번 뵈었었는데, 말씀도 재밌게 많이 해주시고 RA 선배님들과 친근한 모습도 많이 보여주셔서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앞으로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주신 정말 즐거웠던 마스터교수님과 솜니움하우스였습니다!
▶이현지 : 너무 몽글몽글하고 따듯했어요. 분반 친구들도 RA언니도 멋있었고요! 적극적이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행복 에너지의 집합소!
▶최아현 : 다른 하우스들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던데, 저는 제가 속해있어서가 아니라 진짜 우리 솜니움하우스의 프로그램들이 제일 좋았어요! 예병일 대장님(마스터 교수)도 매 하우스 프로그램마다 참여하셔서 학생들과 소통하시는게 인상깊었고요. 기숙사는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RA와 담당 교수님과 소통하며 즐겁게 지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저도 솜니움하우스 RA선배님들처럼 내년에 좋은 RA가 되어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Q. 마지막으로, 신입생 첫학기를 보낸 소감은? 앞으로의 대학생활에서의 목표가 있다면?
▶김동희 : 정말 예전부터 대학교의 ▲OT, ▲MT, ▲축제 등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기대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모두 참여하지 못하여 너무 아쉬운 첫 학기였습니다. 그래도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알차게 채워서 나중에 생각했을 때 1학년의 아쉬움보다 전 학년을 통틀어 알찬 대학생활이었다고 추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생활하고자 합니다!
▶이현지 : 첫 시작이 당황스럽고 실제로 많은 실수도 있었지만, 도움을 통해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지금보다 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아현 :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지만 벌써 조금은 친해진 사람들도 몇 명 있고, 앞으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도 많이 생겼어요. 2학기에는 꼭 학교에 가서 집으로 배송받은 과잠을 꺼내 입고 캠퍼스를 거닐고 싶습니다. 장학금도 받고 싶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배낭여행도 다니고 싶습니다. 그냥 새로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답해준 RC학생들은 많은 과제에 지치고, 새로운 경험 없이 지낸 학교 생활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동시에 RC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RA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대학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즉 RC 프로그램이 기숙사에서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RC학생들이 대학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RC교육이 효과를 나타내는데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아주 크게 받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RC교육의 핵심은 RA와 RC학생의 직접 소통에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소통이 가능했던 이번 학기는 나름의 '온라인 RC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다.
급작스럽게 결정된 비대면 수업이었지만 RA들은 이전보다 더욱 RC들과의 소통에 노력하며 온라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활동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새로운 온라인 국면에도 성공적인 RC교육을 해낸 이번 학기의 모습은 앞으로의 RC교육이 발전하는데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